
주말 취미 프로젝트 하나가 엔비디아 CEO의 입에서 "인류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오픈소스"라는 말을 끌어냈습니다. 그런데 그 뒤를 조용히 따라붙은 또 다른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기억력을 가진 AI, '헤르메스 에이전트'입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컴퓨터가 어제 일한 결과를 브리핑해준다면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자비스를 떠올려보시기 바랍니다. 토니 스타크가 "자비스, 오늘 일정 정리해줘"라고 말하면 AI가 알아서 처리하는 바로 그 장면입니다. 2026년 봄, 이 장면이 더 이상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게 됐습니다. 불과 넉 달 전 한 명의 개발자가 주말에 만든 오픈소스 프로젝트 때문입니다.
맥 미니가 품귀 현상을 빚고,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GTC 2026 무대에서 "이것은 분명히 차세대 챗GPT가 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선언한 바로 그 프로젝트, 오픈클로(OpenClaw)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 직후 조용히 등장해 2주 만에 깃허브 별 2만 2천 개를 모은 또 다른 프로젝트, 헤르메스 에이전트(Hermes Agent)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 이 글을 끝까지 읽으면 얻게 되는 것
이 글에서는 두 도구가 어떻게 다른지, 누구에게 어느 쪽이 맞는지, 그리고 일반 사용자가 실제로 시작해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경로를 정리합니다. 25년 넘게 개발 업계에 몸담으면서 수많은 '차세대'라는 이름의 도구를 지켜봐 왔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번에는 흐름이 확실히 다릅니다.
🎯 오픈클로 — 메신저로 부리는 디지털 비서
오픈클로는 오스트리아 개발자 페터 슈타인베르거가 2025년 11월 주말 프로젝트로 시작했습니다. 초기 이름은 '클로드봇'이었지만 앤트로픽 법무팀의 연락을 받고 '몰트봇'으로, 다시 '오픈클로'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이름 변경 과정에서 깃허브 계정이 수 초 만에 탈취돼 가짜 밈코인 홍보에 악용되는 해프닝까지 있었을 정도로 주목도가 폭발적이었습니다.
오픈클로의 핵심은 단순합니다. 컴퓨터에 설치하면, 에이전트가 파일·터미널·웹 브라우저를 직접 제어할 권한을 넘겨받습니다. 사용자는 왓츠앱, 텔레그램, 디스코드, 슬랙 같은 익숙한 메신저로 명령을 보냅니다. "오늘 받은 이메일 중 계약 관련 건만 정리해서 알려줘" 같은 말이면 충분합니다.
새로운 기능은 '스킬(Skill)' 파일로 추가합니다. 마크다운과 스크립트를 묶은 압축 파일인데, '클로허브(ClawHub)' 마켓플레이스에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하트비트(HeartBeat) 기능은 명령 없이도 주기적으로 작업을 수행하고, 지속적 기억(Persistent Memory)은 대화 내용을 장기 기억으로 저장합니다.
🚨 그런데 바로 이 지점에서 업계가 긴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메타의 AI 안전 감독관이 오픈클로를 사용하다가 메일함이 통째로 삭제되는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파일 지울까요?"에 무심코 "응"이라고 답하면 정말 지워집니다. 편리함과 위험이 같은 손잡이에 달려 있는 셈입니다.
🧠 헤르메스 에이전트 — 기억하고, 스스로 성장하는 AI
그리고 이 긴장감 위에 등장한 것이 헤르메스 에이전트입니다. 오픈소스 LLM으로 유명한 Nous Research가 2026년 2월 공개했고, MIT 라이선스로 누구나 무료로 쓸 수 있습니다. 슬로건은 "The agent that grows with you(당신과 함께 성장하는 에이전트)" 입니다.
헤르메스의 결정적 차이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닫힌 학습 루프입니다. 작업을 수행하면서 "이런 패턴이 잘 통하는구나"를 스스로 발견하면, 그 노하우를 재사용 가능한 마크다운 스킬 파일로 자동 저장합니다. 다음에 비슷한 상황이 오면 그 스킬을 꺼내 쓰고, 잘 작동하지 않으면 스스로 개선합니다. 대화가 곧 훈련 데이터가 되는 구조입니다.
둘째, 세션을 넘는 기억입니다. 일반 챗봇은 대화창을 닫는 순간 모든 것을 잊어버립니다. 헤르메스는 MEMORY.md, USER.md, SOUL.md 같은 파일로 사용자의 취향, 프로젝트 맥락, 심지어 에이전트 자신의 성격까지 영속적으로 유지합니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가 이어지는 AI입니다.
여기에 200개 이상의 모델을 자유롭게 갈아 끼울 수 있는 라우팅, 5달러짜리 VPS에서도 돌아가는 가벼운 런타임, 컨테이너 격리와 명령 승인 흐름을 포함한 보안 모델까지 갖췄습니다. 헤르메스는 오픈클로가 남긴 '권한의 두려움'에 대한 설계상의 응답처럼 읽힙니다.
⚖️ 그래서,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까요
짧게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오픈클로가 어울리는 분: 이미 여러 메신저를 쓰고 있고, 비개발자 팀원과 함께 AI 비서를 운영하고 싶으며, 풍부한 스킬 마켓플레이스의 혜택을 바로 누리고 싶은 경우입니다.
- 헤르메스가 어울리는 분: 개인용 장기 프로젝트가 있고, AI가 나를 조금씩 더 잘 알아가기를 원하며, 모델 선택의 자유와 보안 통제를 중요시하는 경우입니다.
그런데 커뮤니티의 합의는 흥미롭게도 "둘 중 하나를 고르라"가 아닙니다. 많은 사용자는 헤르메스를 상위 계획자로 두고 오픈클로의 도구를 실행 계층으로 쓰는 조합을 권합니다. 실제로 헤르메스에는 오픈클로의 스킬과 기억을 통째로 옮겨오는 마이그레이션 명령까지 마련돼 있습니다.
🧾 그런데 직접 돌리기 전에, 현실적인 벽 하나
여기까지 읽으면서 "좋아, 한번 깔아볼까" 생각하신 분이라면 잠시만 멈춰 주시기 바랍니다. 오픈클로든 헤르메스든, 내 컴퓨터의 거의 모든 권한을 AI에 넘기는 일입니다. 그 말은 곧 엔드포인트 보안과 백업이 전제돼야 한다는 뜻입니다.
특히 중요한 파일을 다루는 환경이라면, 명령 승인 흐름을 반드시 켜두고, 자동 스냅샷이 가능한 백업 도구를 따로 돌리는 편이 안전합니다. 클라우드 백업 솔루션이나 개인 NAS 기반 자동 동기화 같은 것을 미리 준비해두면 심리적 여유가 크게 달라집니다.
🚀 오늘 시작하는 가장 현실적인 첫걸음
거창하게 시작할 필요는 없습니다. 가장 가벼운 첫걸음은 이렇습니다.
- 남는 구형 노트북이나 맥 미니 한 대를 준비합니다.
- 오픈클로 또는 헤르메스 중 관심이 더 가는 쪽의 공식 설치 스크립트를 따라 합니다(둘 다 curl 한 줄이면 끝납니다).
- 텔레그램 같은 익숙한 메신저와 연결해 "내 받은편지함 요약해줘" 같은 가벼운 작업부터 시켜봅니다.
- 일주일쯤 써본 뒤, 반대쪽 프로젝트도 설치해 비교해봅니다.
무료로 시작할 수 있고, 중단하는 것도 쉽습니다. 문턱이 이렇게 낮은 적은 없었습니다. 자비스를 영화 속 얘기로만 듣던 시대는 확실히 끝나가고 있습니다.
🧭 마무리하며
오픈클로는 "누구나 AI 비서를 가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었고, 헤르메스 에이전트는 "그 비서가 나를 기억하고 성장한다"는 가능성을 이어받았습니다. 한쪽은 생태계의 폭을, 다른 한쪽은 학습의 깊이를 택했습니다. 두 흐름이 만나는 지점에서 지금 AI 에이전트의 표준이 빠르게 굳어지고 있습니다.
관심이 있으시다면 지금 한 번쯤 손에 쥐어보시길 권합니다. 몇 달 뒤에는 "그때 왜 더 빨리 써보지 않았을까"라고 말하게 될 가능성이 꽤 높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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